러, 우크라 수도 함락 임박…바이든은 알맹이 빠진 '푸틴 제재'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침공 하루 만에 키예프 포위
체르노빌 원전 점령 후 이동
83곳 육상 군사시설 무력화
우크라, 국가총동원령 선포

현실로 다가온 '신냉전 시대'
美·EU, 파병 대신 경제 제재
핵심인 '국제결제망 퇴출'은 빠져
서방 vs 러 '강대강' 장기화할 듯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하루 만인 25일 수도 키예프 주변을 포위하고 미사일 공습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있지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우크라이나에 파병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대신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바탕으로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군사력을 앞세운 러시아와 경제력을 내세운 서방 세계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러, 키예프 목전까지 진입

CNN은 이날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키예프 부근 20마일(32㎞) 앞까지 진격하고 주요 도시에서 미사일 공격 등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수부대를 비롯한 러시아 특수부대가 키예프 북부 외곽지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원전 일대를 장악한 뒤 키예프 쪽으로 이동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유럽안보협력기구(OSEC) 화상 회의에서 “모든 증거가 러시아가 키예프를 포위하고 위협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을 재개하고 민간과 군사 목표물을 모두 겨냥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60세 이하 성인 남성에 대해 출국을 금지하는 등 국가 총동원령을 선포했다. 우크라이나에선 전날 군과 민간인 최소 1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83곳의 육상 군시설을 공격해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은 빠져

미국과 NATO는 우크라이나에 전투 병력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NATO 회원국이 아닌 데다 자칫 다른 국가로 무력 충돌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추가 병력은 대부분 우크라이나 주변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배치했다.

대신 전방위적인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침공을 묵인할 수 없다”며 러시아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국방과 항공우주 산업 전반에 직접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핵심 제품 수출 통제가 골자다. 2019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등을 못 쓰게 한 이른바 ‘화웨이식 제재’와 비슷하다.


러시아의 에너지에 대한 제재는 포함하지 않았다. 자칫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반면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에너지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석유 정제 관련 장비 수출도 규제할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과 EU 모두 국제금융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를 빼는 방안은 넣지 않았다. 이 조치는 러시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로 꼽힌다. SWIFT에서 차단되면 러시아 금융회사들은 자국 또는 해외로 송금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러시아를 SWIFT에서 제외하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직접 피해를 보게 된다.

러시아가 SWIFT에서 빠지면 중국의 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CIPS)을 대안으로 고려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CIPS는 2015년 중국 인민은행 주도로 출범했다. 러시아 기업이 CIPS를 통해 중국에서 수입대금 결제에 위안화를 이용한 비율은 20%가량에 이른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달러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대신 위안화 이용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미국과 EU가 SWIFT에서 러시아를 차단하면 오히려 CIPS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판 신냉전’ 오나

NYT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세계 질서를 ‘2차 냉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시작한 냉전의 속편은 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던 원조 냉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러시아를 친구로 삼으려던 유럽의 꿈이 깨졌다”며 이번 침공을 계기로 유럽과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새로운 견제 정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현재 키예프가 함락 위기에 있지만 시가전 상황에 따라 반전의 기회가 있다는 관측이다. BBC방송은 우크라이나군이 영국의 차세대 경량 대전차미사일 등을 활용해 시가전에서 적절히 대처한다면 꽤 오랜 시간 러시아군 공격에 저항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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