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코인)을 얻는 M2E(Move To Earn) 앱 '스테픈(STEPN)'NFT 그리고 코인 연동을 베이스로 한 P2E, M2E 사업의 열풍이 갈수록 뜨겁고 거세다.
미술작품 등 아트와 결합된 글로벌 NFT(Non-Fungible Token) 및 '엑시 인피니티', 위믹스 등 P2E(Play to Earn) 게임의 열풍 외에도 걷거나 뛰면서 가상자산(코인)을 얻는 M2E(Move To Earn) 앱 '스테픈(STEPN)'의 초고속 성장에 자극받은 수많은 패스트 팔로워 앱들이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
스테픈은 한정된 재화(신발) 즉 NFT를 구매 후 사용자가 걷기 또는 뛰기라는 액션 즉 미션을 수행하면서 코인을 획득하게 된다. 하지만 그 안에 NFT의 소켓을 통한 강화 요소 및 수리비 소모 등 가상 재화의 소멸 구성이 게임의 맥락과 정확히 일치한다.
론칭한 지 몇 개월 만에 수조 단위의 규모로 발전한 스테픈을 지켜보며 여러 게임인들이 '이건 그냥 게임 구성과 거의 동일한데?'라고 생각하며 의아함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을 것 같다.
스테픈의 태생이 게임 산업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게임 산업이 그간 구축해온 검증된 레벨 디자인 능력과 보안 이슈 등 해킹 대비와 수백만의 사용자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핸들링하는 서버 운용 능력들은 스테픈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데 직간접적으로 큰 기여를 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리고 이러한 M2E, P2E 등 수많은 NFT 및 코인 등 가상 자산과 연결된 앱들의 러시와 벼락 성공의 탄생 속에서 게임인들에게 다가온 기회의 한축 그리고 거품의 붕괴를 걱정하는 복잡하고도 오묘한 감정적 교차를 느끼고 있는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거대한 허리케인(태풍)을 눈앞에 둔 우리 게임인들은 이 안에서 어떠한 실리를 취할 수 있을까? 우리가 취해야 할 스탠스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 게임이 단순한 재료로 쓰여서는 안 된다.
게임 산업은 연간 20조 매출로 대한민국 전체 무역 흑자의 16%를 차지하는 세계 4위 규모의 대표 콘텐츠 산업이다. 게임은 단순한 시스템과 플랫폼이 아니라 문화다. 그 안에 수많은 사용자들 간의 스토리와 소셜을 담아내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대표 콘텐츠이다.
이런 게임이 NFT와 코인의 투기에 편승한 한낱 재료와 부산물로 사용되고 소모되어서는 안 된다. K게임이 가상 재화와 결합되어 문화적 꽃을 피우고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향으로부터의 더 가치 있는 고민과 접근이 이뤄져야한다.
■ 버블은 언젠가 그리고 반드시 꺼진다.
인간의 탐욕과 관련된 투기 심리에서 시작된 모든 버블은 잔인한 종말을 맞았다. NFT와 코인이 분명 어떤 누군가에게는 기회와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겠지만 FOMO(fear of missing out)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모든 투기의 끝은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이었던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의 사례를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 이미 셧다운이라는 유일무이한 규제안에서도 게임 산업에 대한 콘텐츠 육성 정책을 함께 펼쳐오며 수많은 경험을 쌓아왔다. 굳이 '바다이야기'라는 게임산업의 뼈아픈 기억을 꺼내지 않더라도 우리가 어떤 산업적 육성과 견제를 통해 게임 산업의 근간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충분한 중용과 혜안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 돈! 보다 더 가치 있는 것에 대한 투자
개인에게 일정 금액 이상의 돈은 숫자에 불과하다. 생태계의 균형적 성장이 아닌 몇 명의 벼락부자를 만들어 내는 일은 결코 산업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다.
양극화 즉 한 명의 위너와 다수의 실패자라는 논리는 늘 커다란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결국 사건, 사고의 분기점을 통해 규제라는 족쇄와 사슬 그리고 부정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한 총체적 산업의 저하를 야기해왔다.
기회, 베팅, 그리고 돈만을 목적으로 구성되었던 게임계의 불명예는 '바다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하다. 스토리와 소셜이 담긴 것이 게임이다. 단순한 하이퍼 캐주얼도 레벨 디자인을 통해 그 안에 개인플레이의 서사가 쌓여 스토리로 완성된다. 개인 플레이를 넘어 유저와 유저 간의 서사를 담아 스토리로 완성해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플레이(PLAY)를 넘어선 게임(GAME)이다.
조 단위 자수성가 재벌을 탄생시킨 게임계에서 영리하고 기민한 이들은 이미 또 다른 거대한 자본의 사이클이 돌아갈 기회를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게임'은 분명 '돈'보다 더 가치있는 것이다. 투기심과 허영으로 불타오르는 시장에서 '과연 게임인의 자부심과 역할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투기의 재료로 화려하게 불꽃을 태웠던 튤립처럼 게임이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장식되지 않기를! 게임과 Play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여 이로운 사회의 축을 구성하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몇 명의 승자=코인 재벌, 일확천금만을 보고 절벽으로 내달리는 레밍(자신의 의견이나 주장 없이 집단이나 우두머리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르는 집단적 편승효과)들의 죽음의 레이스 설계가 아니라 NFT와 코인을 바탕으로 또 다른 유무형의 이로운 생태계의 확장과 소외되어 있는 계층으로 이익을 나눠갈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해나가는 게임인들의 지혜일 것이다.
글쓴이=정무식 가천대학교 게임영상학과 교수/공학박사 jmsmax@gachon.ac.kr
정무식 교수는?
1994년 트리거소프트 창업 멤버로 출발하여 엔씨소프트 디렉터, 나스닥 상장사인 그라비티의 사외이사 및 루노소프트의 부사장을 역임한 대한민국 1세대 게임 개발자. 1999년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를 설립 후 초대 회장을 역임하며 KGC 국제 콘퍼런스를 조직하는 등 국내 게임 제작 문화 확산 및 정착에 공을 들여왔으며, 더불어 국내 인디게임 육성에 오랜 관심과 지원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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