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도 檢 출신…"규제 푼다더니 금융수사 힘주나"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공정위원장엔 강수진 거론
경제·금융검찰에 모두 尹사단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감독원장에 검찰 재직 시절 측근인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사진)를 임명했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1999년 금감원 설립 후 처음이다. 경제계에선 검찰 출신 인사의 잇따른 정부 요직 기용에 "규제를 푼다더니, 감시와 감독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검찰 공화국을 만들고 있다"는 정치권의 비판도 거세다.

금융위원회는 7일 신임 금감원장으로 이 전 부장검사를 윤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공인회계사 시험과 사법시험에 동시에 합격한 금융·경제 수사 전문가"라며 "검찰 재직 시절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 업무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감독원 당면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제계에선 금융 경험이 없는 1972년생(50세) 검사 출신 인사를 금융감독당국 수장으로 발탁한 인사에 적잖게 놀라는 눈치다.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불리는 이 내정자는 현대차그룹 비자금 의혹,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삼성그룹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 대형 기업·금융 비리 수사를 윤 대통령과 함께 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검찰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사직서를 던졌다.

정치권과 관가에선 검찰 출신 인사들이 과거 기용된 전례가 없는 경제, 안보 부처에까지 중용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유력한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검사 출신이다. 성남지청 근무 시절 윤 대통령과 '카풀'을 한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판 여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출근길에 '검찰 출신이 정부 요직을 독식한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우리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계에선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검찰 출신 금감원장 내정에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한 대형 은행 임원은 "금융·경제범죄 수사 분야 전문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금감원의 더 큰 업무 영역인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와 핀테크 육성 등 금융산업 정책에 대해선 전혀 경험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복현 금감원장 내정자는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사안에 대해선 판사에게 고성을 낼 정도로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며 "금융회사들을 마치 '잠재적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라임·옵티머스 사례 등을 예로 들며 자본시장 쪽 감독과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결국 검찰 출신 전관들의 몸값만 뛰게 생겼다"며 "검찰 출신 대통령이 배출되니 검찰 조직의 밥그릇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검찰 출신이 아니면 대한민국에 유능한 인물이 씨가 말랐냐"고 대대적인 공세를 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 편중, 지인 찬스 인사라는 비판에도 마이웨이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 출생(50) △서울 경문고, 서울대 경제학과, 공인회계사, 사법고시(42회) △서울지검 남부지청, 서울중앙지검 특수 4부장·경제범죄형사부장

좌동욱/이호기/정지은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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