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시 브리핑] 검찰 "권도형, 1조5000억원치 코인 '몰래 발행' 정황 포착...사기 혐의 수사" 外
블루밍비트 뉴스룸
▶ 검찰 "권도형, 1조5000억원치 코인 '몰래 발행' 정황 포착...사기 혐의 수사"
검찰이 루나(LUNA)와 교환이 가능한 가상자산(암호화폐) 1조5000억원치가 개인 투자자 몰래 발행됐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기 정황 수사에 나섰다.
11일 YTN에 따르면 해당 사실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일부 기관투자자들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루나와 테라(UST) 테라 출시를 앞두고 권 대표는 생태계 작동 원리와 같은 정보가 담긴 백서를 공개했다. 그런데 1년 뒤 백서에는 없는 내용이 뒤늦게 알려졌다.
클릭 한번이면 루나와 바꿀 수 있는 미공개 가상자산 10억개, 약 1조 5600억원치가 사전 발행됐다는 것.
루나 보유량은 의결권과 직결돼 있는데 만약 권 대표가 사전에 발행한 가상자산을 루나로 바꾸면 그만큼 운영 장악력이 강력해지는 셈이다.
이에 김동환 전 코인데스크 기자는 "쉽게 얘기하자면 테라폼랩스에 1조5600억원치의 투표권이 생긴 것"이라며 "어디에 투자할지 개발자에게 얼마를 줄지 등 모든 투표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투자했지만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권 대표로부터 가상자산 미공개 발행 사실을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루나 사태'를 1호 사건으로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은 참고인 진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이로써 합수단은 연 20% 고이율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는 피해자들의 고소 이외에도 루나 발행 과정에서도 사기 혐의를 입증할 정황을 확보하게 됐다.
조정희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는 "사기죄는 다른 사람을 기망해서 착오에 빠트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해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며 "실제 발행량이 기관 투자자들에게만 알려졌다면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그 사실을 속인 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두유노 도권?"…미국 현지에서 실감한 루나 코인 후폭풍 [현장+]
韓 시장 평판·신뢰도↓…"회복에 상당한 시간 걸릴 것"
"당신, 한국인인가요? 도권(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을 아시나요?(Oh, are you Korean? do you know Do Kwon?)"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행사인 컨센서스 2022(Consensus 2022)의 둘째날 아침, 호텔에서 행사가 열리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까지 가는 길에 탑승한 택시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테라·루나 블록체인 붕괴 사태 이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안 좋은 방향으로 '두유노(Do you Know) 클럽'에 합류했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택시기사 루카스는 "블록체인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가 매우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블록체인은 새롭게 열리고 있는 시장이기에 언제나 치명적인 실패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루카스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새 행사장에 도착했다. 행사 둘째날부터는 참가 기업들의 부스가 열렸다. 다양한 참여자들이 기업 부스마다 진행되는 이벤트를 즐기고 있었지만 유독 국내 프로젝트 관계자들의 얼굴만 그리 밝지 못했다.
국내 프로젝트 관계자 A씨는 "행사 첫날부터 계속 투자사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다지 결과가 좋지는 않다"며 "테라 블록체인 붕괴 사태 이후 한국 기반 프로젝트라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괜시리 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B씨도 "분위기가 심각하다. 멀쩡한 프로젝트들까지 싸그리 '루나 코인'으로 취급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죄인이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해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테라 블록체인 붕괴 사태 이후 한국 기반 프로젝트와 투자·파트너십을 진행하기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후오비 인큐베이터(Huobi Labs) 관계자는 "이번 사태 이후 한국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는 경향이 생긴것은 사실이다. 잃게된 신뢰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가상자산 벤처 캐피털(VC) 제이스퀘어(JSquare)의 빔 리(Beam Li) 매니저도 "루나 사태의 여파도 있지만, 한국 시장은 여전히 플레이투언(P2E) 관련 법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하지만 벤처 캐피털들은 프로젝트의 성장성과 상품에 집중해 투자를 고려하기 때문에 진짜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라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자산 퇴직연금(401k) 운용사 비트코인IRA(BitcoinIRA)의 린지 머지노(Lindsay Mersino)는 "테라 블록체인 붕괴 사태가 수 많은 블록체인 산업 종사자를 슬프게 만들었다. 이번 사태로 테라의 평판(Reputation)과 신뢰(Trust)가 무너지면서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들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루나 사태'로 인한 후폭풍은 해외에서도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중, 삼중으로 국내 업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수만명의 전세계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이 몰린 '컨센서스 2022'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오스틴까지 온 한국인의 수는 227명(코인데스크 공식 집계). "한국에서 왔다"는 말을 꺼내자 마자 차갑게 식는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명함을 돌리고 있는 이들의 어깨가 유독 무거워 보였다.
오스틴(미국 텍사스)=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 안철수 "가상자산 거래소 공시 강화해야…투자자 보호가 첫번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공시 강화를 촉구했다.
11일 이데일리에 따르면 안 의원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춘계 학술대회 직후 "코인 공시를 강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거래 투명성 강화와 투자자 보호 제도가 첫번째"라며 "기본적인 것을 하지 않고 다른 변죽을 두드려도 소용 없다"고 단언했다.
'루나(LUNA) 사태'와 관련해 안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말 자체가 맞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수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은 실체가 있는 것이기에 인정을 해야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력한 가상자산 규제를 추진한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의미다.
이어 "정부가 사태를 방치해선 안된다"며 정부 차원의 투자자 보호 대책이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 페이팔 CEO "가상자산·법정화폐 전환 서비스 제공 할 것"
댄 슐만(Dan Schulman) 페이팔(Paypal)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가상자산(암호화폐)와 법정화폐를 전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슐만은 세계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행사 '컨센서스 2022'에 참석해 "3500만여개의 가맹점에서 이러한 기능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2년전 가상자산 구매, 판매 및 보유 기능을 추가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났다"며 "앞으로 가상자산의 변동성은 줄어들고 효용성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너진 '인플레 정점론', 다음 주 75bp 올려야?
"정말 나쁘다. 더 나쁘지 않았다는 점 말고는 좋은 점을 찾을 수 없다."(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
"끔찍할 정도다. 모든 게 다 올랐다."(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
"불편할 정도로 높다."(백악관)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CPI)가 10일(미 동부 시간) 아침 발표되자 뉴욕 금융시장은 경악했습니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치가 나오며 시장 컨센서스이던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송두리째 흔들렸습니다. 주가부터 금리, 달러 등 정정론에 기반해 책정되었던 시장 가격은 더 높아진 인플레이션 기대와 더 강화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전망, 커진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큰 폭으로 요동쳤습니다.
5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8.6% 급등했습니다. 4월(8.3%)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정점'으로 믿었던 3월(8.5%)을 넘어 1981년 12월 이후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월가 예상치는 8.3%였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한 달 만에 1%나 뛰었습니다. 4월(0.3%) 수치와 시장 예상(0.7%)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6% 올랐습니다. 월가 예상치는 각각 5.9%와 0.5% 증가였습니다. 지난 4월(6.2%, 0.6%)에 비해선 전년 대비 수치는 둔화했지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같았습니다.
물가 상승은 전방위적이었습니다. 휘발유 등 에너지(전월 대비 3.9% 상승)와 식료품(1.2%)이 상승세를 주도했고 신차(1.0%), 의복(0.7%), 주거비(0.6%) 항공료(12.6% 증가) 등 오르지 않은 게 없었지만, 지난달 꺾였던 중고차(1.8%)가 다시 오른 게 전 달과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의 조너선 골럽 전략가는 "오늘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공급망 붕괴, 중국 봉쇄, 지정학적 갈등과 관련해 특이한 것이란 낙관적 주장을 약화시킨다. 인플레이션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악시오스의 닐 어윈 수석 경제 기자는 "개별 항목을 아무리 샅샅이 둘러봐도 실버라이닝(작은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 이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경기 침체 없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미 중앙은행(Fed)이나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재앙"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전체 CPI에서 3분의 1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인 주거비에 대한 걱정이 커졌습니다. 끈끈한 물가 요인인 주거비는 지난 1월 0.3% 올랐다가 지난 석 달 동안 0.5% 상승했었는데 5월 0.6%로 오름세가 가속화됐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로는 5.5% 오른 것인데, 케이스·실러 지수 등에 따르면 연간 집값이 20%, 렌트는 15% 상승했다는 점에서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게다가 6월 들어 유가 등 에너지 상승세도 가속하고 있습니다. 전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쳤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라고 밝혔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6월 들어 첫 열흘이 이달 전체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면 6월 물가가 5월보다도 높아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아직 정점을 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흔들리자, 곧바로 Fed가 긴축 강도를 올릴 것이란 공포가 커졌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애초 6, 7월 각각 50bp를 올린 뒤 오는 9월 25bp 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50bp를 인상하는 것으로 수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씨티그룹은 "5월 소비자물가의 어떤 구성요소도 Fed에 대한 압력을 줄이지 않는다. 기본 예측은 다음 세 번의 FOMC에서 50bp 올리는 것이지만, 50bp 인상은 9월 이후에도 계속되거나 더 큰 폭의 인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75bp 인상론이 또다시 제기된 것입니다.
바클레이즈와 제프리스는 당장 다음 주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를 인상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바클레이즈의 조너선 밀러 이코노미스트는 “5월 CPI는 광범위한 가격 압력으로 인해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라며 "Fed가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시장을 놀라게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물가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징후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다음 주 FOMC가 75bp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르코스카 이코노미스트도 "오늘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Fed가 더 높은 기어와 전면적 긴축 정책으로 전환하도록 만들 게임 체인저라고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캐피털이노코믹스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놀라운 중가와 근원 물가의 또 다른 강력한 상승은 Fed가 가을까지 일련의 50bp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야 할 가능성을 높인다"라면서 "심지어 다음 주 75bp 인상 가능성의 문도 열어놓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CNBC의 매드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계속 오르는 물가에 지쳤고 지겹다. 이제 긴급 FOMC 회의라도 열어서 100bp를 올려서 정말 인플레이션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오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침체는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CPI가 발표되자 금리는 그야말로 폭등했습니다. 기준금리를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은 순식간에 연 2.9%대로 뛰었습니다. 10년물은 3.1%를 깨고 5월 고점인 3.13% 턱밑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지수선물은 폭락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6~1.8%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 또 한 번의 타격이 가해졌습니다. 미시간대가 집계하는 6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가 50.2로 '사상 최저'까지 떨어진 것입니다. 전월 58.4보다 14%나 폭락한 것으로, 월가 예상 58.5도 크게 밑돌았습니다. 현재 여건 지수가 전달보다 7.9가 떨어졌고, 향후 6개월을 내다보는 기대는 8.4나 폭락했습니다. 리처드 커틴 미시간대 담당 교수는 "소비자 심리가 집계 이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 46%가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를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1981년 불황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5월의 실질 소득은 3.9% 감소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물가는 치솟고, 소득은 감소하니 심리가 나아지기 어렵습니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5.4%로, 향후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했습니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지난 몇 달간 꾸준히 3%에서 묶여 있었는데, 그게 올라간 것입니다.
미시간대 발표 직후 금리는 이단 상승했습니다. 2년물은 3%를 돌파했고, 10년물은 5월 고점을 깨고 올라갔습니다. 오후 4시 25분 10년물은 11bp 오른 3.157%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무려 25.8bp 폭등한 3.061%에 거래됐습니다. 2008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2년물 금리가 훨씬 더 많이 뛰면서 2년~10년 스프레드는 이날 하루 15bp 이상 감소해 이제 9bp에 불과합니다. 경기 침체의 신호인 수익률 곡선 역전 가능성이 급격히 커진 것이죠.
S&P500 지수도 순간 20포인트(0.5%)가 더 떨어졌습니다. 오전 10시 반께 나스닥은 3%대, S&P500 지수와 다우는 2%대 중반까지 떨어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2.73%, S&P500 지수는 2.91% 급락했고 나스닥은 3.52%나 추락했습니다. S&P500 지수의 종가는 3900.86으로 끝났습니다. 그래도 장 막판에 알고리즘 매수세가 들어와 3800대에서 마감하는 것은 막아냈습니다.
침체 공포가 덮친 증시에선 모든 업종이 급락한 가운데 소비 감소 때 타격을 입는 임의소비재 업종이 가장 큰 4.16%나 폭락했습니다. 물류 관련주와 금융, 부동산 업종에서도 52주 신저가가 속출했습니다. 경기에 민감한 업종입니다. 금리 상승 속에 기술주도 큰 폭 하락했습니다. 애플은 3.9%, 마이크로소프트는 4.5% 떨어졌고 세일즈포스는 4.6%, 아마존은 5% 이상 하락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넷플릭스와 이베이, 로블럭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도로 강등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넷플릭스와 이베이는 5% 하락했고 로블럭스는 9% 추락했습니다.
이날 시카고선물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6월 FOMC에서 75bp를 올릴 확률이 전날 1.8%에서 23.2%로 급등했습니다. 7월 75bp 인상 가능성은 전날 11.3%에서 45.1%로 대폭 상승했습니다. 9월 기준금리는 2.5~2.75%가 될 것이란 베팅이 45.1%로 가장 높아졌습니다. 6, 7, 9월 중 한 번은 75bp(두 번은 50bp)를 올릴 것이란 예상입니다. 긴축이 강화될 것이란 예상에 달러도 1%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는 4.6%, S&P500 지수는 5.1%, 나스닥 지수는 5.6% 각각 떨어졌습니다. 다우 지수는 지난 11주 중 10번째 주간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입니다.
연착륙에 대한 희망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인)는 "소비자 지출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가장 큰 위험은 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Fed가 정책을 너무 많이 긴축하는 것"이라며 "경기 침체를 초래할 파괴적 정책 실수에 빠지게 될 것을 우려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생명자산운용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제 우리는 세 번의 50bp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Fed에 대한 신뢰 여부가 향후 시장의 중심을 차지할 수 있고,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못할 가능성을 걱정할 수 있다. 시장은 75bp 인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다. 제롬 파월 의장은 75bp 인상을 테이블에서 빼지 말았어야 한다.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더 연말 회복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을 수가 있겠냐. Fed가 강하게 나갔다면 시장은 이미 항복했을 것이고, 침체가 없었다면 연말에는 회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긴 싸움에 들어갔고, 인플레이션은 그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다.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갖게 될 것 같고 1970년대처럼 심하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고통을 보게 될 것 같다. 나는 지난 3월에 경기 침체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오늘 나는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아마 침체가 가능하다. 침체가 점점 더 가능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윤 CIO도 지적했지만, 시장에서는 이제 Fed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Fed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다면 Fed가 자산 가격의 안정성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며 "금리는 급등하고 주가는 급락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앨런 블라인더 전 Fed 부의장도 "물가가 유가 폭등 등에 의한 것이어서 Fed가 지금 당장 물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도구가 없다"라며 우려했습니다.
물론 긍정적 목소리도 여전히 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그래도 근원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되지 않았다는 점은 '작은' 긍정적인 점"이라며 "몇 주 뒤에 나올 Fed가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이고, 경제에서는 점점 더 물가 하락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PCE 물가에서는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인플레이션 정점을 확인하기 위해 몇 달간 더 나은 물가 지표가 필요하므로 여름 시장은 변동성이 클 것"이라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의 일회성 요인(임대료, 항공료, 의류 급등)은 거의 틀림없이 곧 완화될 수 있으며 자동차를 제외한 내구재 가격은 낮아지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S&P500 지수는 아직 약세장에 빠지지 않았다(고점 -19%). S&P500 지수는 주가수익비율 약 17배에 거래되고 있고, 기술주를 빼면 13~14배에 거래된다. 이렇게 낮은 경우는 거의 없다. 시장은 이미 2023년 경기 침체를 반영해 할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오면 시장은 평균 31%까지 하락했지만, 이번 침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닷컴버블 붕괴와 같은 거대한 게 아니고 가벼울 것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FOMC가 열립니다. 15일 오후 2시면 통화정책 성명서가 발표되고, 그 30분 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 나섭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침체, 그리고 Fed의 신뢰성에 대한 빗발치는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으로선 기준금리는 50bp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컨센서스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우선 6월까지는 50bp라고 말했으니 50bp를 올릴 것이고, 그 이후에도 0은 아니고 25bp일 거라고 했는데, 아마 이게 '50bp 인상이 두어 차례 정도 이어질 수 있다' 정도로 수정될 것 같다. 강하게 부정해버린 75bp를 다시 꺼내 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Fed가 올해 제시한 것보다 조금 더 금리를 올려 앞으로 최소 200bp 이상 올릴 것 같지만, 75bp 인상은 파월 의장이 최근 몇 주 동안 시장 기대치를 이끌었던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은 민첩해야 하지만 "불확실성을 피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WSJ은 "인플레이션이 결정적으로 내림세를 보인다는 징후가 보일 때까지 50bp씩 금리를 인상하는 현재의 전략을 계속 고수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5월 소매 판매, 산업 생산도 발표됩니다. 소매 판매는 5월 자동차 판매 감소로 인해 위축될 것이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산업 생산은 석유와 가스 시추의 증가로 광공업 부문 실적이 강세를 보이면서 괜찮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검찰이 루나(LUNA)와 교환이 가능한 가상자산(암호화폐) 1조5000억원치가 개인 투자자 몰래 발행됐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기 정황 수사에 나섰다.
11일 YTN에 따르면 해당 사실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일부 기관투자자들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루나와 테라(UST) 테라 출시를 앞두고 권 대표는 생태계 작동 원리와 같은 정보가 담긴 백서를 공개했다. 그런데 1년 뒤 백서에는 없는 내용이 뒤늦게 알려졌다.
클릭 한번이면 루나와 바꿀 수 있는 미공개 가상자산 10억개, 약 1조 5600억원치가 사전 발행됐다는 것.
루나 보유량은 의결권과 직결돼 있는데 만약 권 대표가 사전에 발행한 가상자산을 루나로 바꾸면 그만큼 운영 장악력이 강력해지는 셈이다.
이에 김동환 전 코인데스크 기자는 "쉽게 얘기하자면 테라폼랩스에 1조5600억원치의 투표권이 생긴 것"이라며 "어디에 투자할지 개발자에게 얼마를 줄지 등 모든 투표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투자했지만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권 대표로부터 가상자산 미공개 발행 사실을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루나 사태'를 1호 사건으로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은 참고인 진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이로써 합수단은 연 20% 고이율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는 피해자들의 고소 이외에도 루나 발행 과정에서도 사기 혐의를 입증할 정황을 확보하게 됐다.
조정희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는 "사기죄는 다른 사람을 기망해서 착오에 빠트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해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며 "실제 발행량이 기관 투자자들에게만 알려졌다면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그 사실을 속인 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두유노 도권?"…미국 현지에서 실감한 루나 코인 후폭풍 [현장+]
韓 시장 평판·신뢰도↓…"회복에 상당한 시간 걸릴 것"
"당신, 한국인인가요? 도권(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을 아시나요?(Oh, are you Korean? do you know Do Kwon?)"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행사인 컨센서스 2022(Consensus 2022)의 둘째날 아침, 호텔에서 행사가 열리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까지 가는 길에 탑승한 택시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테라·루나 블록체인 붕괴 사태 이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안 좋은 방향으로 '두유노(Do you Know) 클럽'에 합류했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택시기사 루카스는 "블록체인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가 매우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블록체인은 새롭게 열리고 있는 시장이기에 언제나 치명적인 실패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루카스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새 행사장에 도착했다. 행사 둘째날부터는 참가 기업들의 부스가 열렸다. 다양한 참여자들이 기업 부스마다 진행되는 이벤트를 즐기고 있었지만 유독 국내 프로젝트 관계자들의 얼굴만 그리 밝지 못했다.
국내 프로젝트 관계자 A씨는 "행사 첫날부터 계속 투자사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다지 결과가 좋지는 않다"며 "테라 블록체인 붕괴 사태 이후 한국 기반 프로젝트라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괜시리 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B씨도 "분위기가 심각하다. 멀쩡한 프로젝트들까지 싸그리 '루나 코인'으로 취급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죄인이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해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테라 블록체인 붕괴 사태 이후 한국 기반 프로젝트와 투자·파트너십을 진행하기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후오비 인큐베이터(Huobi Labs) 관계자는 "이번 사태 이후 한국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는 경향이 생긴것은 사실이다. 잃게된 신뢰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가상자산 벤처 캐피털(VC) 제이스퀘어(JSquare)의 빔 리(Beam Li) 매니저도 "루나 사태의 여파도 있지만, 한국 시장은 여전히 플레이투언(P2E) 관련 법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하지만 벤처 캐피털들은 프로젝트의 성장성과 상품에 집중해 투자를 고려하기 때문에 진짜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라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자산 퇴직연금(401k) 운용사 비트코인IRA(BitcoinIRA)의 린지 머지노(Lindsay Mersino)는 "테라 블록체인 붕괴 사태가 수 많은 블록체인 산업 종사자를 슬프게 만들었다. 이번 사태로 테라의 평판(Reputation)과 신뢰(Trust)가 무너지면서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들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루나 사태'로 인한 후폭풍은 해외에서도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중, 삼중으로 국내 업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수만명의 전세계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이 몰린 '컨센서스 2022'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오스틴까지 온 한국인의 수는 227명(코인데스크 공식 집계). "한국에서 왔다"는 말을 꺼내자 마자 차갑게 식는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명함을 돌리고 있는 이들의 어깨가 유독 무거워 보였다.
오스틴(미국 텍사스)=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 안철수 "가상자산 거래소 공시 강화해야…투자자 보호가 첫번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공시 강화를 촉구했다.
11일 이데일리에 따르면 안 의원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춘계 학술대회 직후 "코인 공시를 강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거래 투명성 강화와 투자자 보호 제도가 첫번째"라며 "기본적인 것을 하지 않고 다른 변죽을 두드려도 소용 없다"고 단언했다.
'루나(LUNA) 사태'와 관련해 안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말 자체가 맞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수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은 실체가 있는 것이기에 인정을 해야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력한 가상자산 규제를 추진한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의미다.
이어 "정부가 사태를 방치해선 안된다"며 정부 차원의 투자자 보호 대책이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 페이팔 CEO "가상자산·법정화폐 전환 서비스 제공 할 것"
댄 슐만(Dan Schulman) 페이팔(Paypal)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가상자산(암호화폐)와 법정화폐를 전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슐만은 세계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행사 '컨센서스 2022'에 참석해 "3500만여개의 가맹점에서 이러한 기능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2년전 가상자산 구매, 판매 및 보유 기능을 추가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났다"며 "앞으로 가상자산의 변동성은 줄어들고 효용성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너진 '인플레 정점론', 다음 주 75bp 올려야?
"정말 나쁘다. 더 나쁘지 않았다는 점 말고는 좋은 점을 찾을 수 없다."(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
"끔찍할 정도다. 모든 게 다 올랐다."(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
"불편할 정도로 높다."(백악관)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CPI)가 10일(미 동부 시간) 아침 발표되자 뉴욕 금융시장은 경악했습니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치가 나오며 시장 컨센서스이던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송두리째 흔들렸습니다. 주가부터 금리, 달러 등 정정론에 기반해 책정되었던 시장 가격은 더 높아진 인플레이션 기대와 더 강화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전망, 커진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큰 폭으로 요동쳤습니다.
5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8.6% 급등했습니다. 4월(8.3%)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정점'으로 믿었던 3월(8.5%)을 넘어 1981년 12월 이후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월가 예상치는 8.3%였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한 달 만에 1%나 뛰었습니다. 4월(0.3%) 수치와 시장 예상(0.7%)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6% 올랐습니다. 월가 예상치는 각각 5.9%와 0.5% 증가였습니다. 지난 4월(6.2%, 0.6%)에 비해선 전년 대비 수치는 둔화했지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같았습니다.
물가 상승은 전방위적이었습니다. 휘발유 등 에너지(전월 대비 3.9% 상승)와 식료품(1.2%)이 상승세를 주도했고 신차(1.0%), 의복(0.7%), 주거비(0.6%) 항공료(12.6% 증가) 등 오르지 않은 게 없었지만, 지난달 꺾였던 중고차(1.8%)가 다시 오른 게 전 달과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의 조너선 골럽 전략가는 "오늘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공급망 붕괴, 중국 봉쇄, 지정학적 갈등과 관련해 특이한 것이란 낙관적 주장을 약화시킨다. 인플레이션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악시오스의 닐 어윈 수석 경제 기자는 "개별 항목을 아무리 샅샅이 둘러봐도 실버라이닝(작은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 이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경기 침체 없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미 중앙은행(Fed)이나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재앙"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전체 CPI에서 3분의 1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인 주거비에 대한 걱정이 커졌습니다. 끈끈한 물가 요인인 주거비는 지난 1월 0.3% 올랐다가 지난 석 달 동안 0.5% 상승했었는데 5월 0.6%로 오름세가 가속화됐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로는 5.5% 오른 것인데, 케이스·실러 지수 등에 따르면 연간 집값이 20%, 렌트는 15% 상승했다는 점에서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게다가 6월 들어 유가 등 에너지 상승세도 가속하고 있습니다. 전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쳤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라고 밝혔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6월 들어 첫 열흘이 이달 전체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면 6월 물가가 5월보다도 높아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아직 정점을 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흔들리자, 곧바로 Fed가 긴축 강도를 올릴 것이란 공포가 커졌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애초 6, 7월 각각 50bp를 올린 뒤 오는 9월 25bp 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50bp를 인상하는 것으로 수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씨티그룹은 "5월 소비자물가의 어떤 구성요소도 Fed에 대한 압력을 줄이지 않는다. 기본 예측은 다음 세 번의 FOMC에서 50bp 올리는 것이지만, 50bp 인상은 9월 이후에도 계속되거나 더 큰 폭의 인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75bp 인상론이 또다시 제기된 것입니다.
바클레이즈와 제프리스는 당장 다음 주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를 인상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바클레이즈의 조너선 밀러 이코노미스트는 “5월 CPI는 광범위한 가격 압력으로 인해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라며 "Fed가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시장을 놀라게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물가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징후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다음 주 FOMC가 75bp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르코스카 이코노미스트도 "오늘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Fed가 더 높은 기어와 전면적 긴축 정책으로 전환하도록 만들 게임 체인저라고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캐피털이노코믹스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놀라운 중가와 근원 물가의 또 다른 강력한 상승은 Fed가 가을까지 일련의 50bp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야 할 가능성을 높인다"라면서 "심지어 다음 주 75bp 인상 가능성의 문도 열어놓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CNBC의 매드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계속 오르는 물가에 지쳤고 지겹다. 이제 긴급 FOMC 회의라도 열어서 100bp를 올려서 정말 인플레이션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오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침체는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CPI가 발표되자 금리는 그야말로 폭등했습니다. 기준금리를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은 순식간에 연 2.9%대로 뛰었습니다. 10년물은 3.1%를 깨고 5월 고점인 3.13% 턱밑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지수선물은 폭락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6~1.8%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 또 한 번의 타격이 가해졌습니다. 미시간대가 집계하는 6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가 50.2로 '사상 최저'까지 떨어진 것입니다. 전월 58.4보다 14%나 폭락한 것으로, 월가 예상 58.5도 크게 밑돌았습니다. 현재 여건 지수가 전달보다 7.9가 떨어졌고, 향후 6개월을 내다보는 기대는 8.4나 폭락했습니다. 리처드 커틴 미시간대 담당 교수는 "소비자 심리가 집계 이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 46%가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를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1981년 불황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5월의 실질 소득은 3.9% 감소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물가는 치솟고, 소득은 감소하니 심리가 나아지기 어렵습니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5.4%로, 향후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했습니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지난 몇 달간 꾸준히 3%에서 묶여 있었는데, 그게 올라간 것입니다.
미시간대 발표 직후 금리는 이단 상승했습니다. 2년물은 3%를 돌파했고, 10년물은 5월 고점을 깨고 올라갔습니다. 오후 4시 25분 10년물은 11bp 오른 3.157%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무려 25.8bp 폭등한 3.061%에 거래됐습니다. 2008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2년물 금리가 훨씬 더 많이 뛰면서 2년~10년 스프레드는 이날 하루 15bp 이상 감소해 이제 9bp에 불과합니다. 경기 침체의 신호인 수익률 곡선 역전 가능성이 급격히 커진 것이죠.
S&P500 지수도 순간 20포인트(0.5%)가 더 떨어졌습니다. 오전 10시 반께 나스닥은 3%대, S&P500 지수와 다우는 2%대 중반까지 떨어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2.73%, S&P500 지수는 2.91% 급락했고 나스닥은 3.52%나 추락했습니다. S&P500 지수의 종가는 3900.86으로 끝났습니다. 그래도 장 막판에 알고리즘 매수세가 들어와 3800대에서 마감하는 것은 막아냈습니다.
침체 공포가 덮친 증시에선 모든 업종이 급락한 가운데 소비 감소 때 타격을 입는 임의소비재 업종이 가장 큰 4.16%나 폭락했습니다. 물류 관련주와 금융, 부동산 업종에서도 52주 신저가가 속출했습니다. 경기에 민감한 업종입니다. 금리 상승 속에 기술주도 큰 폭 하락했습니다. 애플은 3.9%, 마이크로소프트는 4.5% 떨어졌고 세일즈포스는 4.6%, 아마존은 5% 이상 하락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넷플릭스와 이베이, 로블럭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도로 강등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넷플릭스와 이베이는 5% 하락했고 로블럭스는 9% 추락했습니다.
이날 시카고선물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6월 FOMC에서 75bp를 올릴 확률이 전날 1.8%에서 23.2%로 급등했습니다. 7월 75bp 인상 가능성은 전날 11.3%에서 45.1%로 대폭 상승했습니다. 9월 기준금리는 2.5~2.75%가 될 것이란 베팅이 45.1%로 가장 높아졌습니다. 6, 7, 9월 중 한 번은 75bp(두 번은 50bp)를 올릴 것이란 예상입니다. 긴축이 강화될 것이란 예상에 달러도 1%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는 4.6%, S&P500 지수는 5.1%, 나스닥 지수는 5.6% 각각 떨어졌습니다. 다우 지수는 지난 11주 중 10번째 주간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입니다.
연착륙에 대한 희망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인)는 "소비자 지출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가장 큰 위험은 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Fed가 정책을 너무 많이 긴축하는 것"이라며 "경기 침체를 초래할 파괴적 정책 실수에 빠지게 될 것을 우려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생명자산운용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제 우리는 세 번의 50bp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Fed에 대한 신뢰 여부가 향후 시장의 중심을 차지할 수 있고,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못할 가능성을 걱정할 수 있다. 시장은 75bp 인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다. 제롬 파월 의장은 75bp 인상을 테이블에서 빼지 말았어야 한다.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더 연말 회복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을 수가 있겠냐. Fed가 강하게 나갔다면 시장은 이미 항복했을 것이고, 침체가 없었다면 연말에는 회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긴 싸움에 들어갔고, 인플레이션은 그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다.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갖게 될 것 같고 1970년대처럼 심하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고통을 보게 될 것 같다. 나는 지난 3월에 경기 침체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오늘 나는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아마 침체가 가능하다. 침체가 점점 더 가능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윤 CIO도 지적했지만, 시장에서는 이제 Fed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Fed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다면 Fed가 자산 가격의 안정성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며 "금리는 급등하고 주가는 급락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앨런 블라인더 전 Fed 부의장도 "물가가 유가 폭등 등에 의한 것이어서 Fed가 지금 당장 물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도구가 없다"라며 우려했습니다.
물론 긍정적 목소리도 여전히 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그래도 근원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되지 않았다는 점은 '작은' 긍정적인 점"이라며 "몇 주 뒤에 나올 Fed가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이고, 경제에서는 점점 더 물가 하락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PCE 물가에서는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인플레이션 정점을 확인하기 위해 몇 달간 더 나은 물가 지표가 필요하므로 여름 시장은 변동성이 클 것"이라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의 일회성 요인(임대료, 항공료, 의류 급등)은 거의 틀림없이 곧 완화될 수 있으며 자동차를 제외한 내구재 가격은 낮아지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S&P500 지수는 아직 약세장에 빠지지 않았다(고점 -19%). S&P500 지수는 주가수익비율 약 17배에 거래되고 있고, 기술주를 빼면 13~14배에 거래된다. 이렇게 낮은 경우는 거의 없다. 시장은 이미 2023년 경기 침체를 반영해 할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오면 시장은 평균 31%까지 하락했지만, 이번 침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닷컴버블 붕괴와 같은 거대한 게 아니고 가벼울 것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FOMC가 열립니다. 15일 오후 2시면 통화정책 성명서가 발표되고, 그 30분 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 나섭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침체, 그리고 Fed의 신뢰성에 대한 빗발치는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으로선 기준금리는 50bp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컨센서스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우선 6월까지는 50bp라고 말했으니 50bp를 올릴 것이고, 그 이후에도 0은 아니고 25bp일 거라고 했는데, 아마 이게 '50bp 인상이 두어 차례 정도 이어질 수 있다' 정도로 수정될 것 같다. 강하게 부정해버린 75bp를 다시 꺼내 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Fed가 올해 제시한 것보다 조금 더 금리를 올려 앞으로 최소 200bp 이상 올릴 것 같지만, 75bp 인상은 파월 의장이 최근 몇 주 동안 시장 기대치를 이끌었던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은 민첩해야 하지만 "불확실성을 피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WSJ은 "인플레이션이 결정적으로 내림세를 보인다는 징후가 보일 때까지 50bp씩 금리를 인상하는 현재의 전략을 계속 고수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5월 소매 판매, 산업 생산도 발표됩니다. 소매 판매는 5월 자동차 판매 감소로 인해 위축될 것이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산업 생산은 석유와 가스 시추의 증가로 광공업 부문 실적이 강세를 보이면서 괜찮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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