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기·금융 대예측 세미나
코스피 석 달 만에 2600 돌파
"인도·브라질 등 신흥국 주목"

내년 국내외 증시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섹터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둔화 또는 침체하면서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사가 20일 서울 청파로 본사에서 주최한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시작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와 주요국 선거, 지정학적 위기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시장에 투자 기회와 위험이 공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내년도 올해만큼 불확실성이 크지만 주식시장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며 “경기와 기업 실적이 침체에 빠지면 Fed가 유동성을 더 풀면서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AI와 관련된 글로벌 빅테크, 실적이 반등하는 반도체, 혁신 신약 개발로 주목받는 바이오·헬스케어 등을 유망 업종으로 추천하면서 “업종 내에서도 차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인철 산업연구원 부원장은 “국내 산업 중에서는 조선, 정보통신, 반도체 등이 수출 호조로 실적이 개선되는 반면 2차전지는 저조한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브라질 중국 등 신흥국 시장에 대한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았다. 김 부회장은 “인도 중심의 세계 경제 질서인 ‘팍스 인디아나’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세계 공장이 중국에서 인도로 바뀌고 있다”며 “인도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전기차, 2차전지, 드론 등 자국 내에서 경쟁력을 쌓은 중국의 첨단기업들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Fed의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1.78% 오른 2614.30에 장을 마쳤다. 9월 15일 이후 석 달 만에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돌파하면서 산타 랠리 기대가 커졌다.
미국 증시에서 S&P500 등이 올해 최고치를 속속 경신하자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그니피센트7 올해 같은 호황 쉽지 않아…'팍스 인디아나' 주목"
금융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세계 공장, 中서 인도로 바뀌는 중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에 주목해야 합니다. 중국의 잠재력도 무시하면 안 됩니다.”(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내년 세계 경제는 고금리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성장이 둔화할 것입니다.”(김인철 산업연구원 부원장)
20일 열린 ‘2024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마이크를 잡은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고금리 부담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유럽, 일본의 경기 둔화 또는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신흥국 시장의 분산 투자를 조언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투자 유망 섹터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헬스케어 등을 추천했다.
○브라질 국채 주목
이날 행사엔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김인철 산업연구원 부원장,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이 연사로 나섰다. 김 부회장은 올해 가파르게 올랐던 미국의 빅테크가 종목별로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회장은 “매그니피센트7(M7) 안에서도 주가가 차별화될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내년에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거나 AI 기반이 되는 클라우드 업종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업체인 엔비디아보다는 AI를 활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더 유망하다는 의미다. 줄여서 ‘M7’이라고 불리는 매그니피센트7은 올해 미국 증시 강세를 주도한 기술주 7종목을 말한다. 김 부회장은 “올해 비만 치료제로 강세를 보였던 바이오·제약 기업들은 인구 고령화 등에 힘입어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 유망 지역은 인도와 브라질 등이 꼽혔다. 인도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6.3%로 예상되는 등 주요 신흥국과 비교해 압도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라며 “글로벌 기업이 될 잠재적 기업이 인도에 많다”고 강조했다.
안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인도의 경제 구조가 제조업 위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 생산 기지를 세우고 있다”라며 “인도의 외국인 투자는 주로 IT 아웃소싱 등 서비스업 중심이었지만 제조업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흥국에서 주목해야할 투자 자산으로 브라질 국채도 거론됐다. 김 부회장은 “작년 10월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헤알화 가치가 회복회는 등 정치·경제가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는 이자소득이 전액 비과세라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중국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는 기회가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가 부국강병 분야로 꼽히는 반도체, AI, 로봇 등의 분야에 대해서는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김 부회장은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고 투자자들도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V자 반등 기대 어려워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 경제의 회복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고금리 부담이 장기화되며 성장을 짓누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과거처럼 기준금리가 제로(0)가 되는 초저금리 시대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외 경기의 V자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자 지역과 업종 등에 따라 선별적으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부회장은 재고가 소진되면서 매출이 빠르게 개선되는 턴어라운드 업종에 주목했다.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김 부회장은 “반도체, IT, 헬스케어, 화장품 등은 올해 부진했지만 내년 실적이 큰 폭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부원장은 반도체, 조선, 바이오 등의 업종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증가와 교체 수요가 겹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기회가 많다고 내다봤다. 2차전지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의 여파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아영/박의명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