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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당국자 "이란, 핵 폐기 원칙적 합의"…반박 안한 이란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미국과 이란이 60일 휴전농축 우라늄 폐기 원칙적 합의, 이에 맞춘 단계적 제재 해제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미국은 이란의 핵 물질 포기 정도에 비례해 해외 동결 자산 해제와 각종 대이란 제재 완화를 교환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 호르무즈 해협 개방 가능성 부각으로 브렌트유WTI 7월물 가격이 각각 약 5% 이상 급락해 배럴당 98달러대, 91달러 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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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국과 이란이 60일 휴전을 포함한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정 초안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미 당국자가 이란이 농축 우라늄 폐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언했다. 미국은 이란이 핵을 포기하는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가 명확하지 않은 채 휴전을 연장하는 데 따른 비판이 커지자 관련 내용을 추가 공개하며 방어에 나선 것이다. 이란 측은 이와 관련해 즉각 반박하지 않았다.

◆"오바마와는 다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만약 내가 이란과 합의를 한다면 그것은 좋고 적절한 합의일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한 것(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과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무도 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서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도 않았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안에 대해 비판하는 패배자들의 말은 듣지 말라"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이란과의) 협상은 질서 있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팀에) 서둘러 합의에 도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미국 및 이란 매체들을 중심으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우선 하고 이란 핵 문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는 협정 초안 내용이 보도되면서 강경파의 비난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로저 위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공화·미시시피)은 "이란의 선의에 대한 믿음에 깃대는 60일 휴전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이 합의가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세력에 스테로이드(강력한 힘)를 주입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란 핵 '원칙 합의' 부인 안해

이란이 핵 문제에서 '원칙적 합의'를 약속했다는 미국 당국자의 발언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려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이날 일부 언론과의 브리핑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농축 우라늄 폐기에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는 데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원칙적 합의'는 선언적인 의미의 합의이고 즉각 농축 우라늄을 이전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를 방문하고 있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취재진에 "핵 문제는 냅킨 뒤에 끄적이며 72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젯밤(23일 밤)에, 아마도 오늘(24일),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줄 알았다"며 협정 체결이 임박했다는 인식을 드러내면서도 "과도하게 해석하지는 않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NYT는 미국이 이란이 원하는 제재 해제와 핵물질 포기를 단계적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핵 물질을 포기하는 정도에 비례하여 해외 동결 자산을 풀어주고 각종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CNN도 미 당국자를 인용해 대이란 제재완화와 이란 자산 동결 해제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고 이란이 핵합의를 이행할 경우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휴전도 관건

이란 매체들은 전날과 달리 미국 측 발언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보다는 이란에 대한 약속이 지켜질 것인지에 관해 논하는 분위기다. 파르스통신은 "이란은 실질적 경제적 이익이 있을 때만 워싱턴과 협상한다"면서 이란의 핵심 이익으로 동결 자산 해제와 석유·석유화학·파생상품에 대한 제재 해제를 꼽고 미국이 이 부문에 관한 약속을 지킬지가 논쟁 주제라고 전했다. 큰 틀에서의 합의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는 듯한 태도다.

호르무즈 개방 조건과 레바논 내 휴전은 여전히 남아 있는 '뜨거운 감자'다. 60일 휴전에 대해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의 전투 종식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대체로 동의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은 언제나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면서 헤즈볼라 공격에 이스라엘이 대응 교전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해협 개방에 대해서도 이란은 통제권 유지라는 조건을 고수하는 반면, 루비오 장관은 통행료 없는 즉시 재개방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게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많은 주제에 대해 합의에 도달한 것은 올바른 일이지만, 이것이 곧 협정 서명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미국 입장이 계속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협 개방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는 급락했다. 브렌트유 7월물 가격은 이날 5% 가량 떨어져 배럴당 98달러대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유(WTI) 7월물 가격도 배럴당 5% 넘게 내려간 91달러 선을 기록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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