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1년 만에 기준금리 年1%…엔캐리 청산은 없었다
간단 요약
-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0%로 올리고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해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일본 기준금리가 여전히 글로벌 주요국 대비 낮아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유지되고 닛케이225지수가 70,000을 넘어서며 한국 코스피지수, 대만 자취안지수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 노무라증권은 일본은행이 반년마다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려 연 1.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 예상했고,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흐름과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긴축 기조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일본은행(BOJ)이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0.75%인 기준금리를 연 1.0%로 올렸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추가 인상했다. 일본 기준금리가 연 1%대에 진입한 것은 1995년 이후 31년 만이다.
일본은행은 금리 결정 직후 성명을 내고 "경제, 물가, 금융 정세에 따라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이후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렸다.
금리 인상 결정의 배경으로는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 압력이 꼽힌다. 일본의 5월 기업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3%로 3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입 물가 등의 부담이 커져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와 일본 정부의 재정 확대 기조로 엔화 약세가 계속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이 우려한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금리에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 청산은 나타나지 않았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장중 사상 처음 70,000을 넘어섰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2.11%, 대만 자취안지수는 0.91% 상승했다. 일본 기준금리가 글로벌 주요국 대비 낮아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은 "시장은 일본의 기준금리 연 1%대 진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증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나라도 속속 긴축에 나서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1일 정책금리를 연 2.25%로 올리며 약 3년 만에 긴축 기조로 선회했다.
전쟁 끝나자 '인플레 사투'…금리인상 도미노 시작
돈풀기 중단하는 중앙銀…日도 31년만에 年1%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경기 위축 방어가 화두였던 세계 각국이 전쟁발(發) 유가 쇼크가 현실화하자 인플레이션 대응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평가다. 이란 전쟁 종식에도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긴축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Fed, 올해만 세 차례 금리 인상"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일본은행은 "향후 광범위한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의 '중립금리' 하단이 연 1.5% 안팎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자극하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노무라증권은 "이번 인상을 포함해 일본은행이 반년마다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려 연 1.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은행 외에도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이 연이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주요 중앙은행 중 가장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다. 올 들어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하면서 5월 이후 기준금리가 연 4.35%까지 상승했다. ECB도 지난 11일 예금금리를 연 2%에서 연 2.2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약 3년 만에 긴축 기조로 선회했다.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3%를 넘어선 게 배경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중동 분쟁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상당한 에너지 충격을 초래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필요성은 매우 명백했다"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올 들어 기준금리를 연 3.50~7.75%로 유지하고 있다. 17일 케빈 워시 Fed 의장의 첫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4.2%)이 3년 만에 4% 선을 넘는 등 이후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PGIM은 최근 보고서에서 "Fed가 제도적 신뢰를 강화하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묶기 위해 올해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호르무즈 정상화가 변수
금리 인상 논의의 출발점은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다. 2월 이후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해협 불안으로 원유 가격은 물론 나프타와 운임 등이 모두 상승하자 중앙은행은 자국 기업의 생산 원가와 소비자 물가 전반이 오르는 2차 충격을 걱정하고 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인 갤런당 3달러 아래로 내려가고, 물가 상승률이 Fed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복귀하는 시점은 2027년"이라고 전망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독일중앙은행) 총재는 "중동 지역 생산시설이 일부 손상됐거나 가동이 중단됐고 비축량도 줄었다"며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가능해지더라도 석유 공급이 다시 정상화하려면 몇 달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일본 호주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자국 통화의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통화가 약해지면 원유, 곡물 등의 수입 가격이 더 오르고 다른 물가 상승으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경로를 바꿀 핵심 변수로 호르무즈해협의 정상화 시기가 꼽힌다. 통항이 빠르게 정상화돼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유지하면 긴축 강도는 다소 약해질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50%로, 종전 협상이 타결되기 이전에 70%를 웃돈 것에 비해 대폭 하락했다.
김동현 기자/도쿄=최만수 특파원 3code@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