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인데…PC·스마트폰 울상에 메모리값 '주춤'
간단 요약
-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D램 13~18%, 낸드플래시 10~15% 계약가격 상승을 전망하며 상승폭은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 AI 서버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가 메모리 공급을 조이면서 서버 D램 등 기업용 시장은 견조하다고 전했다.
- PC·스마트폰·SSD 등 소비자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부담이 커져 제품 가격 인상과 출하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올 3분기 D램 가격 13~18%↑
낸드플래시 10~15% 상승 전망
두 자릿수 상승세…상승폭 '둔화'
소비자 시장 부담에 상승폭 제동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올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서버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가 공급을 계속 압박하고 있어서다. 다만 PC·스마트폰 업체들이 더 이상 비용 부담을 떠안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면서 최근 몇 분기처럼 가파른 가격 급등세는 다소 꺾일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13~18%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계약가격도 10~15% 오른다는 관측이다. 두 자릿수 상승세는 유지되지만 2분기 약 60% 수준의 급등세와 비교하면 오름폭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것.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는 이유는 공급이 충분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트렌드포스는 소비자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수개월간 이어진 메모리 가격 인상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게 된 점을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메모리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PC·스마트폰 등 최종 소비 시장에서 가격 전가 여력이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AI다. AI 추론 시스템·대형 데이터센터 수요가 D램과 낸드 공급을 계속 조이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도 수익성이 높은 서버용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PC·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해도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이 넉넉해지지 않고 있다.
시장도 기업용과 소비자용으로 갈라졌다. 서버 D램은 3분기에도 공급 부족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일부 물량이 장기 공급계약으로 묶여 있어 가격 상승폭은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중앙처리장치(CPU) 공급이 개선되면서 x86 프로세서와 RDIMM을 기반으로 한 AI 서버 구축이 내년까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반면 소비자 시장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노트북 제조사들은 재고 보충을 계속하겠지만 높아진 메모리 비용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트렌드포스는 이 같은 흐름이 올해 남은 기간 PC 출하량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업체들도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다. 저전력 D램인 LPDDR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상당수 제조사가 단말기 가격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소비 수요가 약해지는 만큼 생산 계획에는 더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저장장치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PC 제조사들은 올 상반기 클라이언트 SSD 재고를 상당히 쌓아둔 상태다. 이 때문에 추가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려는 의지는 약해졌다. 공급업체들도 계약 협상에서 이전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SSD 가격 상승폭이 조절되는 추세다. 반면 기업용 스토리지는 AI 인프라 투자 효과를 계속 받고 있다.
그래픽 메모리와 리테일 제품 시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 RTX PRO 6000 블랙웰이 아직 기대만큼 GDDR7 수요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노트북 출하 부진도 그래픽 메모리 수요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USB 플래시드라이브와 메모리카드 같은 소매 제품도 상류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넘기기 어려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PC 조립 수요자 입장에선 당장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 AI 인프라가 메모리 업계의 최우선 공급처인 만큼 D램·낸드 가격은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소비자 시장의 부담이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가격 인상 속도는 이전보다 느려질 전망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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