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인플레'에 칼 빼든 中…신용 거품 터진다 [차이나 워치]
간단 요약
- 중국 규제 당국이 기업 신용등급 부풀리기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나서며 AAA 등급 기업 재무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 올 상반기까지 중국 채권시장에서 신용등급 강등이 급증하고 다수 기업이 신용평가 요청을 철회하는 등 회사채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 중신건투증권은 올 하반기 최대 4946억위안 규모 회사채가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놓였고 AAA 신용등급은 대형 금융사나 우량 기업에 한해 엄격히 부여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신용등급 대수술, 규제 당국 대대적 단속
中 채권시장 덮친 신용등급 강등 공포

중국 규제 당국이 기업 신용등급 부풀리기에 칼을 빼들었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본래 기업들의 재무 상태와 무관하게 최고 신용등급이 남발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규제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이 본격화하면서 신용등급 강등이나 평가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8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최근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 받은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재무 점검을 진행 중이다. 특히 신용등급 부여 근거가 부족한 기업들을 솎아내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규제 당국은 채권 수익률이 동일한 만기의 국채 수익률보다 200bp(1bp=0.01%포인트) 이상 높은 기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상당수 부동산 개발사와 지방정부융자플랫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규제 당국은 중국 내 신용평가사들이 보다 엄격한 평가 기준을 적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중국 채권시장의 신용등급 인플레이션은 수년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다. 올 1분기 말 기준 중국 채권 발행사 6000여 곳 가운데 27%가 AAA 등급, 32%가 AA+ 등급을 받았다. 최상위권 등급이 전체 발행사의 절반을 훌쩍 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중국에서 발행된 신용등급이 부여된 회사채의 90%가 AAA 등급을 받기도 했다. 10년 전만 해도 AAA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와 기업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와중에 최상위권 신용등급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
이같은 신용등급 인플레이션에는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과 신용평가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기업들은 높은 신용등급을 받아야 더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고 더 넓은 투자자층에 접근할 수 있다. 일부 기관투자가나 자산관리 상품이 내부 기준상 일정한 신용등급 이상 채권만 담도록 규정해놔서다.
사실 기업들이 비용을 내고 신용등급 평가를 의뢰하기 때문에 신용평가사는 이른바 을의 위치에 있다. 기업들 입장에선 더 높은 신용등급을 제시하는 신용평가사로 이동할 유인이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업들의 '신용등급 쇼핑'이 결국 신용등급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중국 규제 당국이 칼을 빼든 것도 신용등급 체계가 더 이상 채권시장의 위험 신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갖춘 허난성 국유 석탄기업 융청석탄전력이나 칭화유니그룹 등의 채권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채권시장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관련 업종과 기업의 채권 매도, 신용스프레드 확대를 야기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 당국의 단속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중국 채권시장에서 28건의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졌다. 지난해 전체 9건을 이미 크게 넘어섰다.
신용등급 강등이 점쳐지자 220곳이 넘는 기업이 신용평가 요청을 무더기로 철회하기도 했다. 중신건투증권은 올 하반기 최대 4946억위안 규모 회사채가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놓였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중국 채권시장에서 AAA 신용등급은 대형 금융사나 우량 기업에 한해 더 엄격하게 부여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신용등급 강등이 이어지고 일부 채권은 매도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