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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원료' 구리값 폭등…산업계 도미노 원가 인상 우려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올해 상반기 구리 정광 수입 단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수입 물량이 1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해 전력 설비·반도체·방위산업의 도미노 원가 인상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 구리 가격 상승으로 풍산과 LS전선, 효성중공업 등 주요 업체의 전기동 도입 비용이 큰 폭으로 뛰어 하반기 비용 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고 밝혔다.
  • 중국·인도네시아 등의 제련소 증설제련 수수료가 0달러대까지 폭락하고 미국·중국·EU가 구리를 국가 안보 자원전략 원자재로 지정한 가운데, 해외 광산 지분 투자와 도시광산 활성화를 통해 공급망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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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경제신문
사진=한국경제신문

올해 상반기 국내에 들여온 구리 정광 수입 단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이 뛰면서 수입 물량은 1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세계 각국의 자원 무기화 정책과 중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국의 제련소 증설이 맞물린 영향이다. 전력 설비와 반도체, 방위산업 등 국내 산업계의 도미노 원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구리값 상승에 산업계 줄 타격

3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구리 정광 평균 수입 단가는 t당 4627달러였다. 지난해 연간 평균 수입 가격(t당 3513달러)보다 31.7% 뛰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8년 이후 최고치다. 구리 정광은 구리를 함유한 원광석이다. 제련소를 거쳐 고순도로 정제되면 산업 소재인 전기동이 된다.

국내에 들여온 물량은 바닥을 쳤다. 상반기 구리 정광 수입량은 73만3572t으로 2008년(68만5803t) 후 18년 만에 가장 적었다. 특히 주요 수입국인 인도네시아산 수입량이 지난해 14만413t에서 올 들어 '제로(0)'로 추락했다. 한국은 구리 광산이 없어 정광을 전량 수입하고 있다.

원료 품귀 현상은 산업 전반의 비용을 밀어 올렸다. 풍산의 전기동 도입 가격은 지난해 t당 1440만원에서 올 1분기 1959만원으로 뛰었다. 이 회사는 전기동을 원료로 반도체용 동판과 소전, 탄약 등을 제조한다. 풍산의 제품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국제 구리 시세에 연동돼 함께 오르내리는 구조다.

전선 및 전력기기 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LS전선의 전기동 도입 비용은 지난해 t당 1437만원에서 올 1분기 1909만원으로 뛰었다. 효성중공업의 도입 가격도 같은 기간 t당 1343만원에서 최대 1986만원으로 올랐다. 구리는 전선과 전력 변압기 제조 원가의 각각 60%, 25~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구리 가격 인상 추세를 고려하면 하반기에 비용 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련업계도 '마이너스 가공'

구리값 고공행진에도 중간 가공 단계의 제련업계는 웃지 못하고 있다. 제련소가 광산에서 정광을 사들여 금속으로 가공할 때 받는 '제련 수수료'가 올해 들어 0달러대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스폿 제련비는 한때 t당 -90달러까지 내려갔다. 제련소가 가공비를 받기는커녕 웃돈을 얹어주며 광산에서 원료를 사 오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인도 등이 국가 주도로 제련소를 증설하면서 원료 쟁탈전이 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원료난을 견디지 못한 해외 제련소는 연달아 백기를 들고 있다. 글로벌 광물 유통기업인 글렌코어는 지난해 필리핀 파사르 제련소를 폐쇄한 데 이어 호주 마운트아이자 제련소 가동을 임시 중단했다. 일본 미쓰비시머티리얼의 오나하마 제련소 역시 내년 3월 설비를 멈출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등은 구리를 국가 안보 자원으로 지정하고 공급망 보호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작년 8월부터 정제 구리를 제외한 수입 구리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지난해 구리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한 뒤 제련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구리를 핵심 및 전략 원자재로 지정했다.

국내에서는 LS MnM이 유일하게 구리 전문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아연에서도 전자폐기물 등 2차 원료를 활용해 구리를 비롯한 유가금속을 회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련 기반이 무너지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전력산업의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며 "해외 광산 지분 투자와 도시광산 활성화 등을 통해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시욱/송준영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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