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주주에게' SK하닉의 통 큰 결단…"40조는 시작일 뿐" [분석+]
간단 요약
- 글로벌 IB와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를 계기로 주주환원과 성장 투자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 바클레이즈와 노무라 등은 SK하이닉스가 심각한 저평가 상태라며 비중 확대·매수 의견과 함께 ADR 300달러, 목표주가 470만원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 국내 증권가는 AI 메모리 호황을 바탕으로 2025~2027년 누적 주주환원 200조원 이상 가능성과 주가 하방 지지 및 재평가 기대가 커졌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증권가 "심각한 저평가"
내년까지 주주환원 200조원 전망
대규모 환원에도 투자 확대 여력 충분
"SK하이닉스 재평가 기대 커져"

SK하이닉스가 국내 상장사 사상 최대인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하자 증권가가 앞다퉈 "주주환원과 성장 투자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이번 결정을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안전판으로 보는 동시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두 지위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을 것으로 봤다.
바클레이즈·노무라 잇따라 긍정 평가
글로벌 IB 바클레이즈는 1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강력한 신호'로 진단하며 현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의 사이먼 콜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하기로 한 점을 두고 "시가총액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 기준으로 투자 의견 '비중 확대'와 목표주가 300달러를 유지했다.
바클레이즈가 주목한 대목은 이 정도의 환원에도 회사의 투자 여력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콜스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의 약 15%를 환원하면서도 향후 수년간 생산능력을 유의미하게 확대하고 신규 기회에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확대가 통상 설비투자 축소와 맞물리는 것과 달리 양쪽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누적 FCF의 50% 범위 내'였던 목표를 '50% 이상'으로 바꾸고 배당과 특별배당, 추가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향후 3개월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바클레이즈는 이를 주가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이에 맞춰 내년 분기 배당 전망을 주당 2500원, 기말 배당을 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사주 매입 가정은 내년 약 200조원으로 상향했다. 내년 1∼3분기에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4분기에 확대되는 흐름을 가정했다. 이 경우 2025~2027년 누적 FCF의 약 51%가 2027년 말까지 환원된다는 계산이다.
업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일부 주요 고객사가 공급 부족에 대응해 메모리 탑재량을 줄일 가능성은 있으나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될 이유는 크지 않다"며 "평균판매단가(ASP)가 지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두 지위를 지킬 것으로 보고, 메모리 업종 내에서 HBM 익스포저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노무라증권도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 결정을 긍정적으로 봤다. 노무라는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가 올해와 내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각각 3.8배와 2.8배에 거래되고 있다며 "심각하게 저평가(severely undervalued)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70만원을 유지했다.
특히 △AI 수요에 따른 실적 성장 지속 △장기 계약에 따른 사업 위험의 구조적 축소 △상당한 규모의 주주환원이 SK하이닉스 주가의 재평가를 이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의 저평가는 주식을 추가로 매집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라는 SK하이닉스의 2026년과 2027년 예상 FCF를 각각 156조원과 318조원으로 전망했다. 주주환원 규모는 각각 78조원과 159조원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른 총주주환원율은 2026년 7%, 2027년 15%로 예상했다. 이는 19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다.
"40조원도 시작일 뿐"
국내 증권가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결정이 대규모 주주환원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으로 현금 창출력이 급증하면서 내년까지 누적 주주환원 규모가 최대 2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환원 기준을 FCF의 '50% 이내'에서 '50% 이상'으로 변경해 기존 상한선을 사실상 최소 기준으로 전환한 점에 주목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주환원의 규모와 기간은 이익의 지속성을 얼마나 신뢰하는지에 대한 경영진의 대답"이라고 평가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정책은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주주환원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일부 해소할 것"이라며 "주가의 하방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입 속도도 상당할 전망이다. 매입 기간 중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은 62일이다. 단순 환산하면 하루 평균 약 645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여야 한다. 대규모 매수 수요가 3개월간 이어지는 만큼 강한 수급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주가도 즉각 반응했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73% 오른 169만1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대목은 이번 자사주 소각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SK하이닉스의 현금 창출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2025~2027년 누적 주주환원 규모가 2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별로는 해당 기간 누적 주주환원 규모를 삼성증권이 220조원, 한화투자증권이 245조원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내년 FCF를 254조원으로, 삼성증권은 250조~300조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회사가 제시한 기준을 적용하면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주주환원에 활용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2025년 이후 이미 환원한 54조 9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시가총액의 15% 이상이 추가 주주환원에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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