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도쿄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내달과 12월 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미·일 금리차 축소 기대와 함께 엔화가 내년 달러당 145엔 수준까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 다만 엔저, 물가, 막대한 정부 부채로 인해 일본의 긴축이 진행될수록 재정 부담이 커지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엔화 달러당 160엔 육박…"내달 금리인상 가능성 80%"
닛케이 "美, 엔화 개입 조건으로
일본은행에 신속한 인상 요구"
엔저에 금리인상 간격 단축 검토
9월 이어 12월 추가로 올릴수도

일본은행(BOJ)이 연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도쿄 금융가에 확산하고 있다. 다음달 정책금리를 올린 뒤 12월 추가 인상을 단행하는 시나리오다. 일본의 긴축이 본격화하면서 달러당 164엔에 육박한 엔화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강세(환율 하락)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3개월마다 금리 올리나
24일 일본은행에 따르면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가 다음달 17~18일 이틀간 열린다. 도쿄 금융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을 8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는 9월 인상을 100% 전제로 채권 운용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9월 금리를 올린 뒤 12월에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월 금리가 인상되면 직전 6월 인상 이후 불과 3개월 만이며, 12월에 다시 올리면 또다시 3개월 간격의 인상이 된다. 일본은행이 지금까지 유지한 약 6개월 간격의 금리 인상 속도를 두 배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려는 배경에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엔저 현상이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다. 엔화 가치가 1986년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7월 말 미국과 일본이 공동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뒤 일시적으로 156엔대까지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160엔 안팎으로 올라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측이 제시한 공동 개입 조건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속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낮은 정책금리가 엔저를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미국이 일본은행에 추가 긴축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행 역시 엔저가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7월 기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했고,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9%로 9개월 만에 오름폭이 확대됐다. 기업들이 원재료와 수입 비용 상승분을 이전보다 빠르게 판매가격에 전가하면서 엔저발(發)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물가가 예상보다 더 올라 경제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반년에 한 번인 인상 간격을 줄여야 한다는 데 많은 정책위원이 공감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엔저 잡자니 나랏빚이 문제
일본은행의 긴축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현재 바닥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확산하고 있다. 핵심 근거는 미·일 금리차 축소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이어가지만 미국은 2028년 전후로 경기 둔화 우려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일본은행의 정책금리가 연 2%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MBC닛코증권은 엔화가 내년 일시적으로 달러당 145엔 수준까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예상했다. 다만 무역·서비스수지 적자와 해외 증권 투자 확대 등 구조적인 엔화 매도 요인이 남아 있어 곧바로 엔고로 전환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엔저가 완만하게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금리를 빠르게 올릴수록 일본 정부의 재정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현재 약 1347조엔(약 1경1700조원)에 달하는 정부 부채를 안고 있는 일본은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기존 국채의 만기가 돌아와 차환할 때마다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일본 재무성은 2027회계연도 국채 원리금 상환 비용이 사상 최대인 36조6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6회계연도 당초 예산보다 5조3000억엔 늘어난 규모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대규모 나랏빚을 유지하는 비용(이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엔저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긴축 속도를 높일수록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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