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데이터부터 온체인 거래까지…韓서 기회 찾는 웹3 기업들
간단 요약
-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이 한국 제조 데이터를 AI 학습 자산이자 새로운 매출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 데이터 파운데이션은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영수증으로 출처와 이용 이력을 추적해 데이터 제공자 보상 구조를 구축 중이라고 전했다.
- 라이터는 이더리움 기반 DEX에서 영지식증명으로 하루 약 5억건 주문을 검증하며, 한국어 지원을 확대해 국내 트레이더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韓 제조 데이터, AI 학습 자산으로"
라이터, 편의성 높여 국내 시장 공략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이 한국의 제조업 데이터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시장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꼽았다. 제조·로봇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면 기업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탈중앙화거래소(DEX)의 국내 이용자를 확대하려면 거래 검증 기술과 함께 기존 금융 앱 수준의 편의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드레아 무토니 데이터(DATA) 파운데이션 최고경영자(CEO)와 블라디미르 노바코브스키 라이터(Lighter) CEO는 1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에서 열린 'a16z 크립토 코리아 써밋'에서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은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학습 데이터의 출처와 거래 처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 체계가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제조 데이터, AI 시대 새 수익원"
무토니 CEO는 한국의 제조업과 로봇 활용 역량을 AI 학습 데이터 시장의 강점으로 꼽았다. 로봇이 실제 작업을 익히려면 사람과 기계가 현장에서 움직이는 데이터가 대량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수집한 정보만으로는 이런 수요를 채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AI 기업들이 인터넷을 계속 검색한다고 해서 LG 공장의 생산 과정이나 현대자동차의 제조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정리하고 사용권을 제공하면 새로운 매출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해당 데이터는 국내 기업의 자체 AI 모델과 로봇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관건은 데이터의 출처와 이용 이력을 확인하는 체계다. 무토니 CEO는 "AI 기업이 브로커 등을 통해 데이터를 공급받지만, 어떤 데이터가 어디서 왔고 학습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파운데이션은 이를 추적하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무토니 CEO는 "데이터 네트워크에는 2억5000만건 이상의 '데이터 영수증'이 기록돼 있다"며 "원본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대신 생성 시점과 수집 경로, 이용 이력 등을 남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용량 데이터는 기존 저장 서비스를 이용한다"며 "검증에 필요한 기록은 블록체인으로 관리한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제공자에게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특정 결과물을 만들어낼 때 어떤 데이터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확인하고 그 기여자에게 보상할 수 있는 구조까지 가야 한다"며 "그래야 데이터 경제가 지속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합성 데이터가 현실 데이터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AI가 만든 데이터도 유용하지만 날씨와 시장 상황, 사람들의 언어와 행동은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무토니 CEO는 "AI는 최신 현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실제로 수집한 데이터와 합성 데이터를 구분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터 "DEX, 쓰기 쉬워야 이용자 늘어나"

노바코브스키 CEO는 탈중앙화거래소(DEX)의 확산 조건으로 사용자 경험을 꼽았다. 중앙화거래소에 익숙한 한국 이용자가 새로운 서비스를 선택하려면 거래 과정에서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용자가 DEX를 쓰고 있다고 느껴서는 안 된다"며 "현대적인 트레이딩 앱이나 네오뱅킹 앱을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고 말했다. 복잡한 기술은 서비스 뒤에서 작동하고, 이용자는 낮은 비용과 빠른 거래 등 실질적인 이점을 누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라이터는 이더리움 기반 DEX로,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해 주문이 정해진 규칙에 맞게 처리됐는지 검증한다. 노바코브스키 CEO는 "라이터는 하루 약 5억건의 주문을 처리하면서 각 주문의 처리 결과를 증명한다"며 "거래소의 설명을 믿는 데 그치지 않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런 검증 기능은 AI 기반 거래가 늘어날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AI가 주문을 집행하다 문제가 생기면 거래 과정과 시스템 작동 방식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 전략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정해진 위험 한도를 지켰는지 등을 증명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AI가 인간의 투자 판단을 모두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회의적이었다. 일정한 규칙에 따른 자산 배분과 매매는 자동화할 수 있지만, 최상위 전문 거래회사도 이미 첨단 AI와 막대한 연산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AI가 모든 트레이더를 없애기보다는 트레이딩 능력을 한두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현지 이용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노바코브스키 CEO는 "라이터 출시 약 일주일 뒤 한국어 지원을 도입했다"며 "초기 약 30명이던 한국어 이용자가 이후 수천명 수준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 지역 팀을 구성하고 한국 트레이더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장기적으로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금융상품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시스템에서 연결될 것"이라며 "AI가 사람을 대신해 모든 결정을 내리는 미래보다, 더 나은 정보와 상품 접근성을 제공해 이용자의 판단을 돕는 변화가 먼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두현 기자
cow5361@bloomingbit.io안녕하세요 블루밍비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