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피눈물 속 차익 실현 나선 외인…폭락 전 93조 순매도했다 [분석+]
간단 요약
-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두 달간 93조원 순매도와 지속적인 차익 실현에 나서며 시가총액 비중이 5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 외국인 매도세 여파로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1% 폭락해 추세적인 반등 기대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 증권가는 외국인 수급과 주주환원·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는 글로벌 자금이 굳이 돈을 넣어둘 이유가 없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외국인 시총 비중 38.65%…5개월 만에 최저
외국인, 5~6월 코스피서 93조원 순매도
"국내 증시는 돈을 넣어둘 이유 없는 시장"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5개월 만에 최저지로 떨어졌다. 반도체를 앞세운 증시 랠리에 외국인 지분율이 21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두 달 새 93조원 넘는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급락장을 이어간 가운데 증권가에선 외국인이 한국 증시의 주주환원 체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자금을 빼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8.6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4일(38.25%)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비중은 코스피가 9000선에 육박하며 8930.30을 기록한 지난 6월25일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41.56%를 차지했다. 이는 2005년 9월23일(41.61%) 이후 약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도 역사적으로 드문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때부터 외국인들은 코스피가 고점이라고 판단하고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5월과 6월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규모는 각각 44조7147억원, 48조6248억원에 달했다. 두 달 동안에만 93조원이 넘는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보유 주식의 평가액 증가로 시가총액 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차익 실현이 진행되고 있었던 셈이다.
외국인들은 이후에도 국내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아치웠다. 지난 6월25일부터 전날까지 약 3개월 반 동안 유가증권시장 내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91%포인트 감소했다. 한때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훌쩍 넘은 외국인 사이에서 '코스피 엑소더스'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전날 기준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1924조7517억원으로, 지난 6월25일(3038조6471억원) 대비 무려 1113조8954억원 감소했다. 불과 3개월여 만에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액이 1100조원 넘게 증발했다. 개별 종목에서도 외국인 지분율 감소세가 뚜렷하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46%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8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의 하락폭과 하락률은 모두 지난 7월28일(732.09포인트, -10.84%)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한 코스피는 이 기간 총 1449.52포인트(21%) 폭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전일보다 축소됐지만 반등을 유지할 만큼 수급이 개선되지는 못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도 코스피가 6000선을 재차 이탈했다는 점에서 지지력 확보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보지만 주가는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심리와 수급에 좌우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 기관 수급이 방향을 만들지 못하는 가운데 외국인 수급이 추세적으로 유입되는지 관찰한 후 방향을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외국인 입장에선 반도체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급등한 뒤 수급이 무너지면 한국 증시는 언제든 빠져나와야 할 위험한 시장일 뿐"이라며 "글로벌 자금 입장에서 코스피는 기업 실적이 좋아도 주주환원과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시장 변동성까지 커지면 굳이 돈을 넣어둘 이유가 없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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