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피해자 130명 집단소송…'4조 코인 사기'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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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암호화폐와 관련해 역대 최대 규모(3조8500억원)의 사기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암호화폐거래소 운영사 브이글로벌의 피해자 130명이 집단소송에 나선다. 피해자들이 브이글로벌을 상대로 단체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피해자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건은 경기남부경찰청에 이모 브이글로벌 대표(31) 등 임직원 3명을 상대로 한 단체 고소장을 오는 6월 4일 제출한다. 형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법, 방문판매업법 위반 혐의를 제기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고소장 초안에 따르면 브이글로벌은 “암호화폐거래소에 최소 600만원을 넣고 계좌를 개설하면 단기간에 투자금의 세 배인 1800만원을 되돌려준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하지만 상당수 투자자가 약속한 수익금은커녕 원금도 받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브이글로벌은 ‘세계 1위 암호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직접 발행한 암호화폐를 쿠팡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등의 허위사실로 피해자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한상준 대건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피해금액은 35억원 수준이지만, 전국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어 2차 단체소송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올해 초 브이글로벌의 위법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겉으로는 암호화폐거래소를 운영하는 것처럼 한 뒤 사실상 다단계 영업을 했다.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하면 투자금의 세 배를 지급하고, 새 회원을 데려오면 추가 수당을 준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각지에서 설명회를 열어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피해자는 6만9000여 명이다. 피해액은 3조8500억원으로 2017년부터 올 4월까지 발생한 암호화폐 범죄 총피해액(1조708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브이글로벌 서울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차려 코인 3배 수익, 수당…전형적 다단계 영업"
글로벌, 전국 곳곳 설명회…"우린 글로벌기업, 현찰 많다" 속여

전문가들은 이번 브이글로벌 단체 소송이 역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관련 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브이글로벌에 얽힌 피해자 수와 피해액이 역대 최대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피해자 수는 6만9000여 명이다. 경찰은 브이글로벌이 전국 각지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고 투자자를 모은 만큼 피해도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맡고 있는 수사를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전국으로 확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찰과 피해자들에 따르면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씨(31) 등은 최소 600만원을 투자하면 1800만원을 돌려준다고 약속한 뒤 자금을 모았다. 수익금은 원화 또는 자신들이 발행한 암호화폐로 주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은 ‘다단계 피라미드’식으로 이뤄졌다.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브이글로벌의 사업소개서를 보면, 이들은 투자자를 7개 직급으로 나눠 신규 회원을 데려올 때마다 수당 지급을 약속했다. 이들은 “브이글로벌은 전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탄탄한 회사다” “서울의 한 호텔에 명품 물류센터를 열었다” “대표가 재벌가 아들이어서 현찰이 많다”며 투자자를 현혹했다.

경찰은 이씨 등이 이렇게 모은 신규 회원의 돈을 ‘돌려막기식’으로 초기 투자자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브이글로벌에 입금된 돈은 3조8500억원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이 회사 자금 2400억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5월 신청해 법원에서 인용 결정을 받았다. 몰수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확정 판결을 받기 전 불법으로 수익을 얻은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경찰이 지난 4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들어간 뒤 현재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60여 명이다. 이 중 이씨 등 10명에겐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혐의가 입증돼 주요 피의자가 재판에 넘겨지면, 중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코인을 구매하면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투자자를 속여 4500억원을 모은 혐의로 기소된 암호화폐 발행업체 코인업의 강모씨는 지난 3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암호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은 2017년 4674억원, 2018년 1693억원, 2019년 7638억원, 작년 2136억원, 올해 1~4월 942억원이다. 여기에 이번 브이글로벌 피해액을 합치면 총 5조5583억원에 달한다.

경찰청은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내년부터 전국 시·도경찰청에 사이버범죄 전문수사관 75명을 배치하는 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비상장 코인은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게 좋다”며 “적용 법령이 모호해 사기 등 범죄 위험이 큰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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