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망하자…'그림자 금융'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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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은행 공매도 투자로 72억달러 수익

사진=rafapress / Shutterstock.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가 계속되는 동안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잭팟'을 터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급락하는 은행주에 대한 공매도 투자를 통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대서양 양안의 주요 은행 주식들을 공매도해 72억달러(약 9조470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오텍스는 "지난 3월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주 공매도 투자가 가장 큰 수익을 낸 달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공매도는 향후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미리 팔고,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법이다.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고위험 고수익 투자로 꼽힌다.


지난달 중순 SVB 파산 무렵 헤지펀드들은 SVB 주식을 공매도해 약 13억달러를 벌었다. SVB에 이어 시그니처은행이 줄도산한 뒤 '제2의 SVB'로 거론됐던 퍼스트리퍼블릭 주식을 공매도해서는 8억4800만달러 차익을 거뒀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가 89% 폭락하던 시점이었다.


이들은 이후 유럽에도 은행 위기가 전파되자 공매도 투자 범위를 넓혔다. 지난달 유동성 위기 공포로 주가가 약 71% 폭락했던 크레디트스위스(CS) 목표로 삼았다. CS 주식에 공매도 포지션을 취해 벌어들인 수익은 6억8400만달러에 달했다.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 아고너캐피털의 아고나 앱솔루트 리턴 펀드는 SVB가 망한 직후 CS와 퍼스트리퍼블릭 공매도를 통해 6%가 넘는 수익률을 거뒀다. 영국 헤지펀드 운용사 마샬웨이스도 독일 은행 도이체방크 주식의 0.7%를 공매도해 4000만달러 수익을 냈다.


이들은 SVB 사태로 인한 공포가 번질수록 더 과감하게 매도 포지션을 늘렸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의하면 3월초 3.5%에 불과했던 CS 공매도 비중은 "CS가 UBS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0일 14%로 치솟았다.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공매도 비중 역시 3월초 1.3%에서 지난달 30일엔 38.5%까지 급등했다. 피터 힐버그 오텍스 공동 창업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주식시장이 붕괴했던 2020년 3월에도 은행들이 폭락했지만 당시 헤지펀드들은 불확실성을 고려해 공매도에 적극 나서지 못했었지만 이번엔 달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미 중앙은행(Fed)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등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추가 위기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계속된다. 아고너캐피털의 배리 노리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중소 지역은행들이 유동성 위기 위험은 줄였지만 Fed의 긴축 기조로 높아진 금리가 대출자들의 상환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유동성 위기는 잡힐지 몰라도 상환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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